2008년 파리의 지하철 광고 포스터에 분홍색 한복 치마와 연두색 저고리를 예쁘게 차려 입고 한 손에는 칼과 다른 한 손에
는 칼 자루를 쥐고 왕관을 쓰고 있던 동양 여자가 등장하는 갤러리 라파이에트 광고가 크게 주목 받은 바 있다.

한복을 입은 동양 여자의 모습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지라 아마 2008년 파리에 살고 있었던 한국 사람들에게 매우 인상적
이었던 광고였다. 이 광고는 광고 일러스트레이션을 맡은 사진계의 거장 '장 폴 구드 (Jean Paul Goude)'의 '서울의 여왕
(1992)' 이라는 작품이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한 손에는 무섭게 칼을 들고 있는 이 동양여성의 모티브는 ‘명성왕후’란다.

명성왕후를 시해했던 일본도를 뺏어든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 거장의 부인이 다름아닌 한국인이었기 때문에
그의 아내 Karen이 이 광고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한다. 종종 작품을 통해 남다른 한국 사랑을 보여왔던 최고의 상업 아티
스트 '장 폴 구드(Jean Paul Goude)'가 2011년 11월 11일부터 2012년 3월 18일까지 '파리 장식 미술관(Muse
e des Arts décoratifs)'에서 'Goudemalion-Jean paul goude, une rétrospective'라는 제목으로 작품 전시회를 
진행 하고 있다. 

세기의 예술가, Jean-Paul Goude 

얼마 전 조니 뎁의 어여쁜 아내 바네사 파라디가 찍은 코코 샤넬의 립스틱 광고가 인상적이다. 햇빛 찬란하게 쏟아져 내리
는 파우더 룸에서 종달새처럼 휘바람을 불며 림스틱을 바르던 아름다운 30대를 유감없이 표현한 그녀는 바로 1992년 샤
넬 향수 ‘코코’의 모델로 장 폴 구드가 창조해낸 새장 속에서 20세기의 롤리타로 추앙받던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그녀가 어느덧 30대 성숙한 여인으로 새장 밖의 아늑한 파우더룸에서 다시 종달새처럼 휘파람을 부르던 모습에는 20년 전
바네사 파라디의 롤리타적 섹시함을 우아함으로 뒤바뀌며 20년전 그 광고를 회상하게 한다. 

이처럼 장 폴 구드의 광고는 시대가 지나도 추억을 품고 있는 작품들이다. 수많은 유명 향수의 아이덴디티를 시각화 해온 
아트 디렉터 장 폴 구드 (Jean Paul Goude)는 현대 상업 예술계에서 없어서는 안될 너무도 귀한 존재다. 

갤러리라파예트백화점의 전속사진가로 대중에게 친숙한 장-폴 구드(Jean-Paul Goude)의 사진은 대중문화와 고급문화의
경계를 넘나든다. 그는 마리 클레르, 에스콰이어, 샤넬, 코닥 등을 위해 제작한 상업사진이면서도 자신만의 독특하고 재기
발랄한 미장센을 구축하면서 세상의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도 가족들이 살고 있다는 생 망데 지방 출신으로 파리 국립장식미술학교 졸업 후 쁘렝땅 백화점을 위한 초창기 일
러스트작업에서 시작된 그의 경력은 70년대 뉴욕에서 앤디 워홀과 그레이스 존스 등을 만나며 광고계의 오스카상을 수상
하고 파리로 돌아온다. 특히 그가 7년동안  일을 했던 미국 최고의 남성 잡지 Esquire에서의 활동은 그를 프랑스의 장폴구
드가 아닌 세계의 장폴구드로 세상의 관심을 받게 했던 최고의 기회였다. 그가 1970년 Esquire의 인터뷰에서 사용했던

‘French Correction’이라는 단어는 이제 패션계의 전문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그가 작업한 코닥, 리 쿠퍼, 페리에, 샤넬 등의 광고를 통해 그는 광고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바로 상업 광고도 예술적
측면을 선보이면서 광고 효과를 향상 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벌써 10년이 넘게 함께 작업하고 있는 갤러리라파이에트 광고 사진들은 이제 프랑스인들이 기다리는 거리의 국민 작품으
로 인정받고 있다. 장 폴 구드의 사진에서는 도발적이면서도 유머와 아이러니가 녹아 있는 멀티 컬쳐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다. 

올해로 71세를 맞은 그가 소개하는 자신만의 신화를 담은 이번 전시회에서는40년에 걸쳐 작업한 패션 화보, 광고 사진은 
물론 예술가로서의 자질을 돋보이게 했던 순수 예술 사진, 크로키, 몽타쥬, 꼴라주등을 세기의 관심을 끌었던 다양한 스펙
타클들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전시회도 재치 넘치고 발랄하게 꾸며놓아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Goudemalion, 예술을 통한 인간의 신화를 창조하다.

왜 구두말리온인가 (Goudemalion)인가, 프랑스 철학가 에드가 모랭(Edgar Morin)이 Jean-Paul Goude에게 지어준 별
명으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조각가 ‘피그말리오(Pygmalion)’에서 아이디어를 얻어내 Goude + Malion의 합성어로 지
어준 별명에는 조각가였던 피그말리온은 스스로 아름다운 여인상을 조각하고 자신이 만든 조각상에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여신 아프로디테는 그 사랑에 감동하여 그 여인상에게 생명을 주어 그들은 자식까지 낳고 함께 사랑했다고 하는 내용이다. 
바로 장폴구드가 그의 첫번째 아니그래이스 존스(Grace Jones)를 모델로 삼고 세기에 남을 위대한 사진을 창조한 후 그녀
와 결혼하여 아들까지 가지며 그야말로 그리스 신화의 피그말리온 같은 삶을 살았던 그와 너무도 잘 어울린다. 에드가 모랭
은  장폴 구드를  ‘그는  돌이 아닌 실제 인간에게 신화를, 예술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했다’ 극찬했다고 한다 .  

‘구드말리온’, 그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너무도 다양한 장르를 통해서 인간을 꿈과 전설의 창조물로 표현된 진정한 신화로
표현한다. 유머와 시적 감수성이 넘치는 그의 작업은 인간의 권리와 인종의 다양성, 서로 다른 문화의 공존 등 다분히 유토
피아적 비전을 사진가는 물론 아트디렉터, 영화제작자, 일러스트레이터로서 다방면에 걸쳐 활동했던 자신의 아름다운 예술
세계를 최초의 개인 전시회를 통해서 세상에 선보인다. 이 전시회는 그와 어울리게 너무도 연극적인 공간으로 연출하며 관
람객들의 감성을 풍요롭게한다. 프랑스를 넘어서 세상의 모든 Mod계에 가장 영향력 있는 사진가로 알려진 그는 일러스트
레이터, 아트 디렉터로, 상업 아티스트,이 시대 최고의 “비주얼 아트 크리에이터”로 불리우는 멋진 노신사의 첫번째 파리 
전시회가 기대된다. 

• Goudemalion_Jean-Paul Goude, une rétrospective

• 장소 : Musée des Arts décoratifs/ 107, rue de Rivoli 75001

• 날짜 : 2012년 3월 18일까지/ 매일 오전 11시 ~ 오후 6시/ 목요일 저녁 9시까지/ 월요일 휴관

• 입장료 : 9€ / 할인 7.5€ 

출처 : 한위클리 / 이소혜 shworld@hanmail.net 

http://www.francezone.com/bbs/view.php?id=017&no=3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