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알아보는 불어 표현법들
재미로 알아보는 불어 표현법들
2011-09-24 14:52:50
번역은 각 언어가 함유하는 민족성과 습관, 문화를 모르면 자칫 오류를 범하는 어려운 작업이다. 대표적인 번역사고를 들라하면, ‘donner des langues de chat aux enfents’ 이라는 문장을 ‘어린이들에게 고양이 혀를 주었다’라고 단어만 바꾸어 해석한 경우이다. 프랑스 과자에 ‘Langue de chat’라는 이름을 지닌 비스킷이 있다. 즉 ‘어린이들에게 비스킷을 주었다’라고 표현해야 할 말이 어떻게 와전되었는지 엿보는 한 사례이다. 또한 프랑스 과자 ‘Cigarette russe’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Je mange des cigarettes russes’를 곧이곧대로 ‘러시아산 담배를 먹다’라고 해석하면 곤란해진다.
특히 불어 관용표현들은 문화와 역사, 일상습관에서 유래된 경우가 대부분이며 자칫 엉뚱한 해석에 빠져들기 쉽다. 수많은 관용적 표현들 중에서 ‘Langue’에 관련된 몇 가지 경우를 더 알아보도록 한다.
▶ Donner sa langue au chat
이 경우도 문자 그대로 직역했다가는 큰일난다. 원래 ‘Jeter sa langue au chien’(직역으로, 개에게 자기 혀를 던져주다)라는 표현에서 유래된다. 지나치게 적나라한 표현법이다 하여 19세기부터 ‘개’에서 ‘고양이’로 변경되어 사용되고 있다. 개들에게는 그야말로 음식찌꺼기만을 던져주었던 시기였다. 반면 고양이는 비밀을 지키는 수장이라는 상징적인 이미지를 지녔던 시대이다. 따라서 고양이에게 ‘Langue’를 내준다는 것은 어떤 수수깨끼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어낸다는 의미를 지닌다. 가령 한 수수깨끼풀이에서 이런 저런 가상적인 답을 제시하다가 결국 포기하며 ‘그래, 진짜 답은 뭐지요?’ 라고 요구할 때, ‘Je donne ma langue au chat!’라고 표현한다. 즉 어떤 해답을 직접 얻어내기 위해 품고있는 ‘생각을 버리다(Abandonner une réflexion)’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 Etre une langue de vipère
여기에서 ‘langue’는 ‘독사(vipère)’의 이미지와 연결된다. 즉 누군가를 험담하거나 비방하는 악의에 찬 ‘독설가’를 지칭한다.
▶ Langue de bois
여기에서 ‘de bois’는 ‘Cheval de bois(목마)’ 경우처럼 ‘나무로 만든’으로 직역되지 않는다. 이를테면 누군가 ‘C'est de la langue de bois!’ 라고 말한다면, ‘뻔한 입발림에 불과해!’ 라는 뜻이다. ‘Langue de vipère’와 상반된 경우라 할 수 있다.
관용적인 표현 ‘Langue de bois’는 20세기초에 생겨났으며, 유행어로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경부터이다. 보편적으로 정치, 경제계의 주요인물들, 전문지식을 갖춘 고위관리들이 즐겨 사용하는 화술법으로 간주된다. 때로는 정치인들이나 대기업 총수들, 전문가들이 사회의 불안요인을 완화시키고 부정적인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자신들의 진짜 의견이나 속마음을 곧이곧대로 드러내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특히 요즘같이 선거철에 접어들면서 매스컴을 통해서 유난히 많이 전달되고 있는 표현이다. 가령 정치인들이 침을 토하며 전하는 말들이 거창해 보이지만 ‘속 빈 강정’이나 다름없다는 뜻에서 ‘C'est de la langue de bois!’라고 반박하기도 한다. 정치인들이 유권자들의 기분을 맞추어주거나 안심시키기 위해 이용하는 화술법이며, 같은 내용을 싫증나도록 되풀이하는 선전광고도 이에 해당된다. 또는 일반직원들의 애사심을 부추기기 위한 사장들의 격려연설에서도 이용되는 화법이다.
인간적으로 ‘Langue de vipère’와 ‘Langue de bois’ 만이 난무한 환경분위기에서는 누구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이럴 경우 두 가지 선택이 주어진다. ‘Filer à l'anglaise(슬그머니 도망치다)’ 아니면 ‘Il n'y a pas un chat’, 즉 ‘아무도 없는 한적한’ 곳을 선택하는 일이다.
출처 : 한위클리 / 이병옥 ahparis@hanmail.net http://www.francezone.com/bbs/view.php?id=017&no=3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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